장 1222

꽃만어와 채자연이 연이어 사고를 당한 후, 초정 다음으로 가장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그 사람은 분명 상리가일 것이다.

해외에서 킬러로 활동하던 시절, 상리가는 초정 앞에서 늘 충실한 전우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초정이 귀국하고 둘 사이에 '깊은' 관계가 생긴 후, 상리가는 자동으로 자신을 '살림꾼' 위치에 두었다.

상리가는 한 번도 초정과 결혼하는 꿈을 꾸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자신이 그 녀석의 천생연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채자연과 꽃만어 같은 여자들이 차례로 나타난 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