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83

오늘 채대관인의 차림새는 약혼식 같은 중요한 자리에 어울리는 모습이라기보다는 마치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소문난 연예인 같았다.

미소가 꽃처럼 아름다운 채자연은 오늘 평소처럼 흰 옷을 입은 것이 아니라, 회색 정장 세트로 갈아입고 발에는 검정 롱부츠를 신었다. 상의는 뜻밖에도 진홍색 짧은 캐시미어 코트를 걸치고 목에는 파란색 실크 스카프를 두르고 있어, 전체적으로 독특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임정현은 딸의 머리카락을 살짝 정리해주고는 이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반짝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