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08

미국 뉴욕의 밤은 이미 깊어진 상태였다.

추정은 낮에 하루 종일 잤으니 지금쯤이면 정신이 말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 담배 한 개비를 물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보다가 또 눈이 감기고 졸음이 쏟아져 맥주 한 캔을 들어 마셨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지금 텔레비전에서는 그가 무척 좋아하는 영화 《분노와 속도 5》가 방영 중이었으니까.

맥주 한 캔을 다 비우고 나서야 추정은 좀 나아진 것 같았다. 욕실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물소리만 없었다면, 그는 분명 영화에 완전히 몰입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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