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15

하가흔은 잠시 멍해졌다. 아직 어떤 부탁인지도 말하지 않았는데...

이 사람은 너무 쉽게 승낙한 건 아닐까? 만약 죽으라고 해도 승낙할 건가?

하가흔은 그런 생각을 하며 급히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배 사장님과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내다 보니 자신도 이렇게 폭력적으로 변해버린 걸까.

"저기, 진 선생님, 어떻게 여기 계신 거예요?"

하가흔은 전혀 모르는 척하며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큰 눈을 깜빡이며 진페이에게 물었다.

긴 속눈썹이 나비의 날개처럼 팔랑팔랑 움직였다.

그 모습에 진페이의 마음이 간질간질해졌다.

하지만!

하가흔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