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024

배진유는 잠시 멍해졌다가 맞은편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비서실'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날 네 비서로 삼겠다고?" 천비가 듣고 나서 얼굴에 불쾌감이 가득했다.

"꿈도 야무지시네. 나도 몰라. 하 비서한테 가서 물어봐."

"아, 알겠습니다." 천비는 입으로는 대답하면서 배진유의 사무실을 나왔다.

그는 입을 삐죽거리며 경멸하듯 콧방귀를 뀌었다.

마치 누가 그 얼음장 같은 얼굴의 여자한테 비서 노릇을 하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네.

천비는 맞은편으로 걸어가 습관적으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

"하 비서님, 제가 왔는데..."

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