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106

하가흔의 얼굴에 드러난 기쁨은 진비가 고개를 끄덕이자 더욱 뚜렷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이것이 헛된 기쁨일 줄은 몰랐다.

진비는 하가흔의 표정을 차마 볼 수 없어 소리 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그녀와 함께 가야 하는 거예요?"

하가흔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진비는 방금에야 생각났다. 배금여가 오후에 그녀의 계모를 공항에 마중 나가야 했고, 그렇다면 저녁에도 당연히 함께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연기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런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하가흔이 직접 물었으니, 이번에도 엽백령에게 누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