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253

노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배귀천의 장황한 논리에 막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확실히 가규에 그런 내용이 있긴 했지만, 그 옥새는 이미 윗세대부터 노인의 손에 있지 않았는데, 이 녀석이 배가의 가주 계승을 반대하는 핑계로 이런 말을 꺼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이, 형님 공부 꽤나 열심히 하셨네요? 마치 처음부터 노인이 자리를 배진여에게 넘길 거라고 확신했던 것처럼 말씀하시네."

낯선 목소리가 문 밖에서 들려왔다. 진비가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문으로 걸어 들어왔다.

거리낌 없이 아무 의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