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06

그때, 회의실 문이 쾅 하고 열리더니, 뒤에는 경비원이 들어온 사람의 뒤를 쫓고 있었다. 제지하려 했지만 실패한 모양이었다.

심가기는 고개를 들어 볼 생각조차 없었다. 이미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으니까.

자신이 '심(沈)' 자 하나도 다 쓰기도 전에, 펜을 쥐고 있던 손목이 누군가의 손에 붙잡혔다.

심가기는 순간 멍해졌다가 고개를 들어 보니, 진비가 숨을 헐떡이며 분노에 찬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너무 슬퍼서 환각을 보는 건 아닐까 싶었다.

진비는 큰 손으로 회의 테이블을 쾅 내리치며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