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26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저쪽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지해지는 듯했다. 무언가에 흥미를 보이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 "술인가요? 바인가요?"

노인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건지 아니면 조용히 인정하는 건지 모를 태도였다. 그저 덧붙일 뿐이었다. "어쨌든 당신이 좋아하는 거니까, 한번 고려해 보시지."

말을 마치자마자 노인은 전화를 끊었다. 이번에는 그 여자가 기분 내키는 대로 먼저 전화를 끊어 자신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 없도록 선수를 친 것이다. 사실 그녀의 추측은 맞았다. 맞다, 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