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74

심가기는 밤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낮에 동가네와 식사 약속이 있었는데, 사실 심가기는 알고 있었다. 식사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진짜 목적은 '결혼 강요'였다.

심가기는 자신의 귀족 아가씨 이미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대충 옷을 걸쳐 입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어차피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마음에 들게 꾸미는 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호텔에 도착하자 직원이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동가네 가족들은 이미 와 있었고, 심지항과 심가기 어머니도 도착해 있었다. 보아하니 음식도 다 차려진 상태였고,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