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828

백약난은 천비의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천비는 영문을 모른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 백약난이 천비를 그저 한 명의 나쁜 남자로만 여겼다면, 이제는 그가 백약난만의 나쁜 남자가 되었다.

어떤 여자들은 선을 넘기 전까지는 원칙이 있다.

하지만 일단 그 선이 무너지고 나면, 완전히 변해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요정이 되어버린다.

특히 백약난은 천비가 중동에서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더욱 그랬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그에게 향해 있었다.

천비가 그녀를 요정이라 부른다면,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