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5

첸페이는 문소리를 듣고 이제 도망치기엔 늦었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상황이든 이제는 용기를 내야 했다. 그는 하얀 대련(對聯)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혹시 그날 자신이 루요우를 거칠게 쫓아내서 그녀가 어떤 바보 같은 짓을 했을까? 그 결과가...

첸페이는 더 이상 생각하기 두려웠다. 문을 연 사람은 루관동이었다. 원래도 얼음장 같던 그의 얼굴은 지금 서리가 내린 듯 더 차가워 보였고, 두 눈은 핏발이 가득했다. 첸페이는 돌아서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의 다리는 마치 말을 듣지 않는 것처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