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98

천페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희미한 촛불 아래 움직이는 거대한 그림자를 보고는 간이 떨렸다.

그림자만으로는 도대체 이게 무슨 물체인지 전혀 판단할 수 없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림자 속에서 이 괴물이 머리가 두 개 달린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었다.

천페이는 욕이라도 하고 싶었다.

관리인은 밤에만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했지, 낮에도 뭐가 있다는 말은 없었잖아.

게다가 천페이는 아직 방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이건 복도 아닌가?

이때 천페이의 머릿속에는 예전에 봤던 온갖 종류의 SF 영화들이 떠올랐다.

스파이더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