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977

두 권의 책, 거의 이만 자에 달하는 내용을 곽남은 오후 내내 걸려서야 완료할 수 있었다.

이제 하늘은 어두워졌고, 로칸과 양동의 수다도 끝났다.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널려 있어 둘 다 입이 바짝 말랐다.

곽남이 지친 표정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양동이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물 좀 마셔, 많이 피곤하지?"

곽남은 정말 피곤했다. 두 권의 책에 있는 전체 문자를 모두 간체자로 번역해 종이에 옮겼고, 잉크도 반병이나 써버렸다.

보통 사람의 필기 속도로는 이만 자를 오후 내내 해도 다 끝내지 못할 텐데, 곽남이 피곤하지 않을 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