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7

"헤헤, 내 여자친구가 온 거예요. 지금 삐져서 그래요, 괜찮아요."

용비가 거짓말을 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가 있다는 건, 어떤 남자에게든 자랑할 만한 자본이니까.

"아, 자네 여자친구구만! 정말 예쁘네, 젊은이. 자네 복이 참 많아."

택시 기사가 부러운 듯 말하며, 차를 최대한 임의순의 자전거와 나란히 달리게 했다. 이렇게 하면 용비와 임의순이 가장 가까운 거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용비, 그만 좀 해줄래? 네 갈 길이나 가. 네가 이렇게 따라다니면 내가 어떻게 출근해?"

임의순이 약간 불쾌한 듯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