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96

이펑은 마치 옷이 벗겨진 채 산바람에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수치심과 분노가 뒤섞였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곳은 장닝일 뿐, 옌징의 그 귀족 자제들이 없었다. 나중에 소문이 나더라도 부인하면 그만이었다.

"무릎 꿇어!" 이카이가 크게 소리쳤다.

"무릎 꿇어!" 다른 사람들도 따라 외쳤고, 그 목소리는 종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이펑의 두 다리가 힘없이 풀려 퍽 하고 무릎을 꿇었다. 억울함이 한꺼번에 밀려와 머리를 강타했고, 코끝이 시큰거렸다. 무릎 꿇는 것이 이런 기분이구나.

"절해!" 이카이와 다른 귀족 자제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