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4

나는 문을 나서자 마당에서 채소를 씻고 있는 엄마를 보았다.

"어머, 철단이, 일어났네!" 엄마가 반갑게 부르셨다.

"엄마, 형수님은요?"

시간을 보니 거의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데, 이 시간이면 형수님이 밭에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아버지도 돌아오셨으니, 형수님이 밭일을 하러 갈 리는 더더욱 없었다.

엄마가 늘 말씀하시길, 형수님의 손은 금처럼 귀한 것이라 거친 일은 시키면 안 된다고 하셨다.

"이 녀석, 이제 머릿속에 형수님밖에 없나 보네?" 엄마가 눈을 반짝이며 웃으셨다.

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엄마, 그냥 물어본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