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0

친접은 침대에 앉아 가죽 등받이에 기대어 TV를 보고 있었는데, 나를 쳐다볼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내가 밥상을 테이블에 놓고 아첨하듯 웃으며 말했다.

"좋아하는 음식 좀 만들었어."

"거기 놔둬, 배고프지 않아." 친접이 TV만 뚫어지게 보며 말했지만,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크게 났다. 아이고, 배고픈 소리가 저렇게 크게 나는데도 입으로는 강한 척이라니, 이런 일로 나한테 고집 부리는 게 무슨 소용이람.

난 못 들은 척하며 말했다. "근데 음식 식으면 맛없어지잖아. 음식 낭비하지 마, 절약은 미덕이고 낭비는 부끄러운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