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7

룸에 들어서자, 친뎌는 무심하게 물었다. "뭐 마실래?"

"아무거나." 나는 고르고 싶지 않았다. 싼 걸 고르면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테고, 비싼 걸 고르자니 감히 말할 수 없었다.

친뎌가 말했다. "최고급 술로 몇 병 가져와요."

직원이 확인했다. "현재 저희 매장에서 가장 비싼 술은 병당 16만원입니다. 몇 병 드릴까요?" 말투는 공손했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지 은근히 시험하는 듯했다. 이 무슨 술이 이렇게 비싼 거야, 마시면 불로장생이라도 하나?

"일단 열 병 주세요." 친뎌는 너무나 태연했다.

"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