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1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지쳐 축 처진 모습으로 아버지의 가슴에 기대어 있었다. 평소에 묶고 다니던 두 개의 작은 머리끈도 축 늘어져 내려와 있었다.

"형님들, 아저씨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대우가 돌아왔어요."

그녀는 이제 그들을 설득할 힘조차 없었다. 온몸이 마치 미지근한 물에 담긴 듯 손가락 하나 들 기력도 없어, 그저 애원하듯 아버지를 바라볼 뿐이었다.

화강은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작은 나이가 언제 이런 고생을 해봤겠는가. 그는 마을 사람들 중 일부가 입만 살아있을 뿐,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누구보다 빨리 도망치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