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10

상대방이 금방 전화를 받았지만, 아무 말이 없었다.

로수란은 이미 상대방의 그런 태도에 익숙해진 듯, 먼저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페이링이니?"

여자의 목소리는 극도로 부드러웠지만, 돌아온 것은 상대방의 냉담함뿐이었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바빠."

여전히 입은 딱딱하네, 마음이 부드러운지 아닌지는 아마 본인만 알겠지.

"롱안..."

겨우 입을 열자마자 상대방이 무심하게 대답했다. "가고 싶으면 가서 찾아보면 되잖아, 내가 전화번호라도 줄까?"

이 말을 듣고 로수란은 잠시 멍해졌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그러니까, 페이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