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날 여기서 데리고 나가게.

순간, 내 주변의 세계가 멈추고, 나는 숨쉬는 것을 잊었다. 클럽에 있고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무한한 방 안에 혼자 있는 것 같다.

음악도 없고, 그저 깊은 침묵, 소리의 완전한 부재만 있을 뿐이다. 내 심장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아마 뛰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꿈을 꾸고 있는 건지도.

아, 이제 알겠다... 악몽이다. 밀란이 그의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꾸었던 악몽들처럼 — 집 밖에 갇혀, 겨울 하늘을 바라보며, 끝없이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지켜보는. 하나씩 하나씩... 내 코끝에 거의 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