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아브라함의 아파트

정말로 해냈어... 에이브러햄의 아파트에 왔어.

내 손가락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문이 열렸을 때, 등골이 오싹했다. 내 존재에 자동으로 켜진 조명이 눈앞에 펼쳐진 조용하고 외로운 공간 전체를 밝혔다.

그가 없는 이곳에 다시 오니 이상한 기분이다. 하얀 가구와 미니멀한 장식이 특별한 개성의 흔적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이 공간의 모든 구석에는 내게 그랬던 것처럼 에이브러햄 폴록의 흔적이 본질적으로 새겨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이걸 인정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불안감을 가져온다.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과 마주할 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