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62 적들의 만남

이사벨라가 떠난 후, 수잔은 한동안 벤치에 앉아 있었고, 가끔씩 거대한 TV 화면을 흘끗거렸다. 광고 시간이 짧았던 모양이었는지 세브와 신시아의 결혼 사진은 다시 나오지 않았다.

다리가 저려왔을 때,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검은 코트를 입은 채 목적 없이 거리를 배회했다.

처음에는 전화벨이 울리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마침내 알아차렸을 때, 마리아가 전화하는 것을 보고 평범하게 받았다.

"수잔, 방해하는 거 아니지?" 마리아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수잔은 밝게 들리려고 노력했다. "아니, 바쁘지 않아."

"수잔, 나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