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장

현명의 마음은 마치 수많은 고양이 발톱이 긁어대는 것처럼 어지러웠다. 조교실에서 뛰쳐나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파효의 거처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방 안을 가득 채운 평온한 차 향기가 그의 윙윙거리며 폭발 직전이던 머릿속을 일시적으로 진정시켰다...

현명이 들어왔을 때, 그 신선 같은 남자는 창가의 평상에 앉아 다기를 다루고 있었다. 부드러운 현악기 소리가 방 안에 실처럼 감돌고, 파효의 반장 길이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은 느슨하게 묶여 가슴 앞으로 늘어져 있었다. 오후의 눈부신 햇살이 바깥의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새어들어 남자의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