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셋

속삭임 소리에 깨어나니,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창문에는 무거운 빨간색 무늬의 커튼이 걸려 있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들어와 내 피부를 살짝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 천장은 사다리 없이는 아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의 전구를 갈아야 한다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겠지. 아래를 보니 내 몸은 꽉 조여진 회색 이불로 덮여 있어서 답답함을 느꼈다. 나는 팔을 빼내려고 몸부림쳤다. 마치 누군가가 내가 이불 아래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침대를 정리한 것 같았다.

일어나 앉아 방을 둘러보니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