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63 — 망설임

거의 네 시인데 아직도 빅터가 집에 오지 않았다.

나는 부엌 싱크대 앞에 서서 물 한 잔을 들고, 마치 뒷창문을 통해 사색에 잠긴 듯 바라보는 척하지만 사실은 창문 유리에 기대어 놓은 내 휴대폰의 까만 화면만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다. 아이들은 과외 선생님과 함께 위층에 있고, 다른 사람들 - 베타들, 가정부들, 버튼 - 이 내 뒤로 집안을 분주히 오가고 있어서 혼자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내 짝에게서 아무 소식도 없으니 무척 외롭게 느껴진다.

나는 한숨을 쉬며 시선을 휴대폰에서 창밖으로 새롭게 푸르러진 나무들로 옮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