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피오나

할아버지의 침대 옆 안락의자에서 한동안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가 깨어나기 전까지였다. 정말 편안했다. 할아버지는 가볍게 코를 골고 계셨고, 그 소리는 내 어린 시절, 명절 식사 후 부모님 집 소파에서 할아버지가 꾸벅꾸벅 조는 과거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했다.

할아버지의 숨소리가 달라지는 것을 듣고 그가 깨어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책에서 읽던 페이지 번호를 머릿속에 기억해두고 책을 옆에 내려놓았다.

"안녕하세요, 잠꾸러기." 할아버지가 눈을 깜빡이며 뜨자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가 나를 알아보시자, 그의 얼굴 구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