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장

말을 마치자 아파트는 고요해졌다. 너무 조용해서 핀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았다.

크리스토퍼의 푸른 눈동자가 나를 응시했고, 그 눈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감정이 가득했다. 평소 그가 지니고 있던 무심한 태도가 아주 조금 균열을 보였고, 우리 사이의 공기는 무겁고 답답해졌다.

크리스토퍼가 마침내 일어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담요를 꼼꼼히 접고 소파에서 코트를 집어 팔에 걸쳤다. 그의 목소리는 낮은 중얼거림이었다. "어젯밤에 폐 끼쳐서 미안해. 이제 가볼게."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