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장

결혼을 발표하든 이혼을 주도하든, 나는 크리스토퍼의 바람에 따랐다. 우리가 마침내 각자의 길을 가고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킴벌리와 크리스토퍼가 내 존재 자체를 참을 수 없어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나는 신랄한 비꼼으로 반박했다. "그럼 무슨 뜻이에요? 그녀와 결혼할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려는 건가요? 아니면 나를 해외로 보내는 것이 내 안위를 위한 것이라도 된다는 겁니까?"

내게 발사된 총알이나, 클레어 앞에서 킴벌리를 변호한 것은 어떻고? 그것도 모두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