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말과 함께하는 여정

우리는 여행을 계속했고, 각자 자신의 생각에 빠져 모두 자기 문제에 몰두했다. 우리는 걷는 내내 침묵을 지켰는데, 단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웃을 거리가 있었겠는가. 평소에 내가 아무리 쾌활한 성격이라도, 지금은 나 역시 할 말이 없었다. 우리가 걸으면서 느끼는 어색한 침묵보다는 내 사랑하는 불쌍한 미아의 상태가 더 걱정되었다.

평소라면 내가 어디에 있든 침묵을 싫어했을 텐데, 특히 이렇게 얼어붙은 듯한 침묵은 더욱 그랬다. 보통이라면 여행이 길게 느껴지지 않도록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