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장

[테오도르]

감시 화면의 깜빡임이 내 얼굴에 으스스한 빛을 드리우는 가운데, 나는 2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짙은 붉은색 상자가 있던 책장의 빈 공간을 응시했다. 손가락으로 상자가 놓여 있던 먼지 없는 직사각형 자국을 쓸어보니, 그 물리적 공허함이 내 가슴속 텅 빈 느낌과 일치했다. 그 상자에는 단순한 물건들만 들어있는 게 아니었다. 내 과거의 어둠, 나를 오늘날의 남자로 만든 비밀들이 담겨 있었다.

"지난 한 달간의 모든 보안 녹화 영상을 불러와. 내 서재에 들어온 사람들에 집중해서," 내 목소리가 모니터링 룸에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