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장

규칙적인 의료 모니터 소리가 멸균된 병실을 채우는 가운데, 나는 릴리의 침대 옆에 서서 차가운 금속 난간 위에 손가락을 초조하게 두드리고 있었다. 하얀 형광등 불빛이 그녀의 얼굴에 날카로운 그림자를 드리워, 이미 창백했던 그녀의 안색이 거의 투명해 보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작고 취약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그녀를 보니 가슴이 답답해지며 정확히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수술은 몇 시간 전에 끝났지만, 그녀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매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평온한 표정은 그녀의 몸이 견뎌낸 트라우마나, 병원에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