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장

이른 아침 햇살이 내 침실 창문을 통해 막 스며들기 시작할 때, 엠마가 작은 발소리를 내며 내 방으로 뛰어들어왔다. 유럽에서 돌아온 후 간신히 누워있던 참이었는데, 시차 적응 때문에 내 사지는 납처럼 무거웠다.

"엄마! 일어나요! 지금 당장 일어나셔야 해요!" 평소에는 달콤한 엠마의 목소리에 내 피로감을 꿰뚫는 긴박함이 실려 있었다. "정말 중요해요!"

나는 억지로 눈을 떴고, 세상은 여전히 가장자리가 흐릿했다. 엠마의 얼굴이 초점에 잡혔는데, 그녀의 뺨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고 아랫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엄마, 릴리가 자기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