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69

이명안은 웃으며 멀리 있는 작은 정자를 바라보았다. 후원에는 화실이 지어져 있었지만 아쉽게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한 겨울을 지나는 동안 남아있던 몇 화분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은 양옥에서 오랫동안 거닐다가 2층의 전망이 트인 방에 이르렀을 때, 이명안이 갑자기 난옥에게 물었다.

"이 방을 비파 연습실로 쓰면 어떨까요?"

난옥은 잠시 멍해져서 이명안을 바라보았다.

이명안은 난옥을 집중해서 바라보며, 맑고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 집이 너무 커서 혼자 살기엔 외롭네요. 난옥 씨가 여기서 며칠 묵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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