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134

비가 부슬부슬 내리다가 점차 그쳤다.

낡은 돌길 한가운데.

"각, 각하,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구초는 이 순간 완전히 겁에 질려버렸다. 양다리가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고, 앞서 보였던 오만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

"저... 저는 그저 돈을 받고 일을 한 것뿐입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죽이라고 했어요. 제가..."

구초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가며 자신과의 관련성을 부정하려 했다.

무의식적으로 계속 말을 하려고 했고, 추수를 달래보려 했다.

하지만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피가 튀어 올랐다.

머리가 칼빛 속에 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