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283

남성시, 초란이 다니는 고등학교.

지금 학교의 폐기된 잡화실에는 낡은 대걸레와 빗자루들이 놓여 있었다.

초란의 담임 선생님인 정경영은 잡화실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는데, 마치 죽은 개처럼 보였다. 얼굴은 퍼렇게 멍들고 온몸 여기저기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죽여."

초성걸이 잡화실 문 앞에 서서 입에 담배를 문 채 담담하게 말했다.

"제발, 안, 안 돼요!"

구석에 웅크린 정경영의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지만, 운명이란 것은 피할 수 없는 법이었다.

이어서 방 안에서 정경영의 몸부림치는 비명소리가 들려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