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473

신정 31년, 대서일, 오후 3시.

'신정'은 현 왕조의 용제 황보승원의 연호이며, 대서는 현재의 계절적 시기를 가리킨다.

이 시기는 언제나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시간대로, 큰 강과 하천이 범람하기 가장 쉬운 때이기도 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홍수 재해로 이어져 각지에서는 방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기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갑자기 발생했다.

서강성과 영휘성 경계에 있는 천강 일대에서 강을 따라 날씨가 갑작스레 변하더니, 온도가 몇 분 만에 30도 이상 급강하했다.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고, 차가운 바람이 서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