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512

이튿날, 새벽녘의 여명.

제경 황궁, 근정전.

밤새도록 상소문을 검토하다 어느새 잠들어버린 황보영염은 이때 천천히 눈을 떴다.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면 몸이 견디질 못할 텐데."

"아무리 정사에 힘쓴다지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귓가에 들려온 목소리에 황보영염은 순식간에 몽롱한 상태에서 깨어났다. 눈을 크게 뜨자 자신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바로 초수임을 발견하고 머리를 흔들며 쓴웃음을 지었다.

"언제 왔어?"

초수의 등장에 황보영염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는 초수가 이미 전설 속의 무극 경지에 도달했...